지난 포스트에서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XR은 HMD이다. HMD는 Head Mounted Display의 약자로 말그대로 ‘머리에 착용하는 디스플레이 장치’이다. HMD가 대중들에게 알려진 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처음 기술이 개발되고 상용화된 것은 2000년대 초반이었다.
HMD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몰입감이다. 인체는 물리적으로 시야각의 한계가 있고,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기 쉽다. HMD는 외부 환경과 차단된 상태에서 시야 전체에서 이미지를 전달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다른 디스플레이와 비교가 불가능한 몰입감을 줄 수 있다. 또한 HMD는 작은 공간에서 장비 한대로 입체감을 느낄 수 있고, 비교적 쉽게 센서를 달아 현장감을 증폭시킬 수 있다.
HMD의 기본원리는 초소형 LCD 패널을 눈 앞에 대고, 그 앞에 있는 두꺼운 볼록렌즈를 활용하여 눈 안에 확대된 상을 맺히게 하는 것이다. LCD를 만드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기술과 고도의 광학기술이 그 핵심인 셈이다.
그러나 HMD는 눈에 근접하여 움직이는 영상을 보여주어야하기 때문에 목이나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HMD를 설계할 때 중요한 것은 전체 무게와 무게 중심을 생각하는 것이고, HMD의 광학적 변수인 초점거리, 시야각, 출사동의 직경 등을 고려한 설계가 필요하다. 즉, 장시간 화면 흔들림으로 인한 눈의 피로감, 몰입감으로 인해 생기는 정신적인 피로, 무게중심이 눈 쪽으로 쏠리면서 생기는 육체적인 피로 등을 해결하는 것이 HMD 기술이 상용화되기 위해 필요한 과제이다. 무게와 착용감 문제 이외에도, HMD는 1인용 기계이고 대당 사용가능한 사람이 1명으로 한정되기 때문에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예컨대 한 교실에서 같은 콘텐츠를 보고 수업을 하거나 협업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활용이 어렵다. HMD는 XR기술의 발전을 가져온 중요한 시작점이었지만 위에서 언급한 한계점을 완전히 해결하기 힘들었고, 디스플레이의 발전속도가 느렸다.
그렇다면 XR기술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얼굴에 착용하는 방식 이외에 XR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우리는 통합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활용하여 3차원 가상현실을 만들 수 있는 ‘PC기반 XR솔루션’을 개발했다. HMD에 비해 상대적으로 익숙하지는 않지만, 이를 활용한다면 모니터와 센서, 3D안경, 펜 등으로 가상현실에서 개체와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아래 사진은 PC기반으로 XR기술을 구현했던 헝가리 기업 ‘Leonar3D’의 서비스 소개이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는 크게 세가지 요소(3차원 디스플레이 시스템, 객체 인식/추적 기술, 모션 컨트롤러)를 이용하여 작동할 수 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착시현상을 이용해서 HMD처럼 거대한 기기 없이 공중에 삼차원 문제가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도록하고, 초점거리를 조절해서 눈앞에 보이는 물체를 조작할 수 있는 것이다 (톰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티리포트>의 한장면처럼 말이다!)
우리는 초기에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헝가리 출신 개발자 Daniel Rátai (앞서 설명한 Leonar3D의 창업자이기도 하다)를 필두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는 XR기술이라고 하면 쉽게 생각나는 HMD에 대한 설명과 한계점을 소개하고, 그 대안으로 이용할 수 있는 PC기반 XR솔루션은 무엇인지 설명하였다. 이후 세번의 콘텐츠에서는 PC기반 XR솔루션의 세가지 축(3차원 디스플레이 시스템, 객체 인식/추적 기술, 모션 컨트롤러)의 작동원리를 설명하면서 우리가 가진 기술을 소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