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 가상 증강 혼합 확장 " 현실이란 무엇인가?
“현실’. 다양한 ‘현실’이 등장하면서 ‘리어왕’에 나온 저 말이 계속 맴돕니다.
과거에는 현실이란 것은 흔히 말하는 “오감”에 의지해 느낄 수 있는 것이어야 했습니다. 모든 것은 물리적인 실재가 있었고, 실재와 현실은 특별히 구별하지 않고 섞어쓰던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발달은 더이상 둘을 섞어쓰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현실”과 “실재”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강요하고 있습니다.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확장현실. 이미 이런 용어들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나름의 정의를 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헷갈려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구태여 각각을 설명해보자면,
- 꿈처럼 전부가 가상인 세상을 일러 가상현실(VR, virtual reality)이라고 합니다. 실사영화와 비교하자면 애니메이션이 가상현실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실사영화에 애니메이션 또는 컴퓨터그래픽(CG)를 입혀서 이를 실재하는 것처럼 나타낸 현실이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을 설명하기에 적절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재하는 현실에 가상의 일부를 덧대어서 현실을 증폭하고 강화시켜 주는 것이죠.
- 혼합현실(MR, Mixed Reality)은 좀 더 고급지고 전문화된 증강현실로 표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증강된 가상의 사물을 조작해서 실제 기기를 움직이게 한다거나, 실제 입력장치를 통해 가상의 사물을 조작하는 등 좀 더 고급진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죠.
-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궁극적으로 기존의 현실을 확장시킨 것이라며 아우른 표현이 확장현실(XR, eXtented Reality)라고 합니다.
주의할 것은 ‘확장현실’을 ‘이알(ER)‘이라고 부르지 않고 ‘엑스알(XR)’이라고 부릅니다.
영어로 “XR”은 ‘eXtended Reality’의 줄임말이라고 하면서 또한 정의가 어려운 그렇지만 새로운 실체(Reality)를 뜻하기에 미지수 ‘X’를 사용한 것이라고도 합니다. 어디에나 통용되는 와일드카드로서의 ‘X’를 변수처럼 사용한다는 것이죠.
그러면 확장현실은 왜 중요할까요?
제목에 이미 답이 있습니다.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은 한계가 있습니다. 인간은 손톱과 손으로는 더 깊은 구덩이를 파기가 어려워 삽과 곡괭이를 만들었고 나아가 포크레인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한계가 있는 곳에 “문제점”이 있고, 그리고 사람들은 그 문제점에 도전하며 다양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디지털 시대에는 거의 모든 것들을 “0과 1″로 치환하고, 이를 다시 재현하고 재생하면서 인류가 해온 발전을 비약적으로 응축해서 높여버리고 있습니다.
확장현실은 물리적 한계를 가상으로 경험하게 하여 본질적으로는 다르지만 경험적으로는 유사한 방식으로 효용을 높입니다. 텔레비전 시청률은 더이상 과거처럼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흔히들 ‘오티티(OTT, over-the-top)’라고 부르는 매체환경에서는 말이죠. OTT를 통해서 (사실은 ‘비디오 녹화기능’에서부터) 사람들은 스스로가 적당한 시간과 장소를 찾아 콘텐츠를 즐기고 있습니다. 특정한 경우와 장소에서만 가능하던 일들이 디지털 시대에는 전혀 새롭게 되어 버렸습니다.
이를 두고 ‘시간 이전(Time Shifting)’이라고 하고, ‘공간 이전(Space Shifting)’이라고 합니다.
확장현실은 디지털기술에 기대어 물리적 한계에 놓인 시간과 공간의 변경 또는 이전을 가능하게 하고, 체험마저 가상으로 누릴 수 있게 확장하게 됩니다.
교육/훈련에서 가장 큰 관심을 보이게 될 수밖에 없죠.
우주왕복선을 경험하기 위해 ‘미항공우주국(NASA)’로 가지 않아도 가상으로 이를 경험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증강현실’은 실재하는 사물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도 프로그래밍을 통해 특정 마커(Marker)나 위성항법시스템을 통한 좌표(가령 GPS 기반의 Coordinates), 그리고 자이로센서 같은 것들을 결합해서 극복이 가능합니다. 그래서 확장현실에서는 상상하는 것들이 가능해지고, 어떤 상상을 얼마나 창의적으로 하는 지가 중요한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상상을 현실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기에 확장현실은 전통적인 체험과 학습을 붕괴하는(disruptive) 하는 한편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creative) 기술이기에 더없이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